알쓸U잡 일타강사가 설명해 드림 🏛️ 알쓸U잡 | 알아두면 어디서든 쓸 데 있는 유네스코 잡학지식 이야기 |
|
|
‘창바이산’ 세계지질공원과 백두산. 일타강사가 설명해 드림🧐 |
|
|
백두산 천지 전경 (Stock for you / Shutterstock.com) |
|
|
지난 3월 20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21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18곳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새로 인증됐는데요. 이 중에는 중국의 ‘창바이산 (長白山, 백두산의 중국측 이름) 세계지질공원’이 있어서 깜짝 놀란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럼 우리 백두산은?’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직접 문의하는 분도 계실 정도였어요. 그래서 이번 알쓸U잡은 ‘일타강사’로 변신해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보려 해요. 자, 그럼 잘 따라오세요! |
|
|
+ 맙소사. 백두산이 중국의 세계지질공원이라니, 무슨 일이야? |
|
|
- 먼저 세계지질공원이 뭔지를 알아봐야겠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UNESCO Global Geopark)이란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명소와 경관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며 관리하기 위해 회원국의 신청을 받아 유네스코가 인증하는 곳이에요. 단순한 보호구역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질유산의 사회·경제적 활용과 보전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제도랍니다.
|
|
|
- 알다시피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이어지는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은 백두산을 양분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그중 중국 영토에 속하는 부분을 지난 2020년에 ‘창바이산 세계지질공원’이란 이름으로 인증을 신청했고 이번에 최종 인증을 받은 거예요.
|
|
|
+ 그럼 북한쪽 백두산은 세계지질공원이 될 수 없는 거야? |
|
|
- 북한도 이미 2019년에 자국 영토 부분을 ‘백두산 세계지질공원’으로 신청한 상태예요. 북한에는 아직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한 곳도 없는데, 백두산이 그 첫 번째 신청지가 된 거죠.
- 세계지질공원 인증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위원회가 서면평가와 현장실사를 통과해야 해요. 그런데 북한은 아직 이 절차를 밟지 못해서 진행이 멈춰있는 상태예요. 조만간 실사가 진행되어 북한쪽 백두산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
|
알쓸U잡 키워드
한국, 중국, 북한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현황
새로 지정된 18곳을 포함해 전 세계에는 48개국에 213곳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있습니다. 중국은 ‘창바이산’을 포함해 이번에 무려 6곳을 새로 인증받아 총 47곳의 세계지질공원을 갖게 됐는데요. 그간 코로나19로 심사가 밀려 있던 것들을 이번에 한꺼번에 인증하면서 이번에 그 수가 많았죠. 앞에서 언급했듯 북한에는 아직 세계지질공원이 없고, 한국에는 제주도(2010년 인증), 청송(2017년), 무등산권(2018년), 한탄강(2020년), 전북 서해안(2023년)의 5곳이 있습니다. |
|
|
전북 서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 Jeonbuk West Coast Geopark
|
|
|
+ 이번 지정으로 “백두산이 창바이산이 됐다”는 식의 뉴스가 쏟아지던데 ㅠㅜ
|
|
|
- ‘동북공정’을 비롯해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가 꾸준히 있어 왔기에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겠지만,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게 과연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중국 영토 내의 백두산 지역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고 해서 백두산 전체가 중국에 넘어갔다거나 중국만의 지질공원으로 등재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 게다가 백두산은 이미 중국과 북한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UNESCO Biosphere Reserve)으로 지정돼 있기도 해요.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조화시키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요. 중국은 1980년에, 북한은 1989년에 각각 자국 영토 내 백두산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올렸어요.
|
|
|
+ 민족 분단도 억울한데, 이제 앞으로도 백두산은 이렇게 분단된 상태로 관리해야 해?
|
|
|
- 지구상에 인간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형성돼 있었던 자연지형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그어놓은 국경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런 곳에서는 보호구역 지정이나 유산의 활용을 두고 국가 간 충돌이 발생하기도 하죠. 그래서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이나 다양한 보호지역 프로그램에서도 이러한 장소를 ‘접경(transboundary)’ 혹은 ‘초국경(transnational)’ 유산이나 지역으로 지정하고 인접국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 그 대표적인 사례로 스페인과 프랑스가 1997년에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피레네-몽페르뒤(Pyrénées-Mont Perdu)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들 수 있는데요. 피레네산맥을 경계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두 나라가 해당 지역을 하나의 유산으로서 함께 관리하기로 한 거죠. 세계유산뿐만이 아니라 세계지질공원과 생물권보전지역에서도 이런 사례가 적지 않아요. 백두산 역시 동북아 지역의 대표적 접경 유산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이 그러한 협력을 펼친다면, 그리고 한국이 이를 적절히 지원한다면 더욱 평화로운 관리와 보전이 가능할 거예요.
|
|
|
프랑스와 스페인이 함께 초국경 유산으로 등재한 피레네-몽페르뒤의 풍경 © Junaid Sorosh-Wali / UNESCO |
|
|
+ 백두산이 기본적으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북한과 중국 사이의 문제라면, 한국은 뭘 할 수 있을까?
|
|
|
- 북한과 중국 사이의 문제를 두고 우리가 직접 내놓을 수 있는 대응책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애국가에도 나오는 백두산에 우리가 마냥 무관심할 수는 없죠. 외교부 역시 이번 집행이사회 이후 정례브리핑에서 “백두산의 중국 영역 부분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것에 주목하고, 백두산은 한국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산이며, 앞으로 등재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의 세계지질공원 지정 추진도 기대한다”고 밝혔어요.
- 북한이 유네스코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절한 도움을 주면서 협력을 펼치는 일도 필요해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난 1995년부터 중국과 일본, 북한, 몽골 등과 함께 동북아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EABRN)를 설립해 지역 내 협력의 기틀을 마련하고 네트워크 안에서 남북 협력과 교류의 기반도 다져 왔는데요. 앞으로 세계지질공원뿐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여러 유산 관련 사안에서도 이와 같은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
|
|
알쓸U잡 더보기
제주도에 설립되는 국제보호지역 글로벌 연구·훈련센터
백두산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전 세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 습지 중 2개 이상의 국제보호지역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중첩되어 지정된 장소가 적지 않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지역의 관리를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연구훈련기관이 필요하다고 보고 유네스코 카테고리2센터인 ‘국제보호지역 글로벌 연구·훈련센터’를 설립하기로 했어요. 설립안은 2019년에 유네스코 총회에서 승인을 받았고 한국-유네스코 간 협정도 체결되어 제주도에 설립을 앞두고 있는데요. 훈련센터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면 백두산과 같은 국제보호지역에서의 협력에도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
|
🎙️ 유네스코 Talks | 인사이트가 필요하다면? 유네스코가 만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
|
한국의 대 국제기구 기여에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
|
|
국제기구에 관심이 있는 청년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국제기구를 잘 아는 한국인 전문가의 따뜻한 조언, 혹은 냉철한 ‘팩폭’을 듣고 싶어하는 청년도 적지 않죠. 외교부 출신으로 유네스코 본부 정규 직원으로 일하면서 사무총장을 보좌했던 홍승목 전 네팔대사는 바로 그런 한 마디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인데요. 우리 청년기자단이 홍 대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
|
|
홍승목 대사는
1980년부터 외교부에서 직업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구 소련 정부와의 최초 협상을 비롯한 북방외교, 그리고 교토의정서 초안 제정 작업 등의 지구환경보호외교 분야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습니다. 1998년부터 5년 동안 파리 유네스코 사무국에서 정규 직원으로 활동하면서 대외협력총국 아시아태평양과장을 역임하기도 했는데요. 이때 유네스코와 회원국 간 협력을 도우면서 사무총장이 회원국 방문 시 주요 브리핑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로 복직한 후에는 주필리핀대사관 공사와 주네팔대사를 역임하였고, KOICA에서 이사를 지낸 뒤 2013년에 퇴임했습니다.
|
|
|
+ 공무원 출신으로 국제기구 고위직에 진출한 특별한 이력을 갖고 계십니다. 대사님께서 다른 국제기구가 아닌 유네스코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한데요. |
|
|
유네스코는 외교부에서 담당하는 부서가 별도로 있을 정도로 외교부와 연관성이 높은 국제기구이면서, 그 업무 영역이 다양하다는 점도 매력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외교부에서 유네스코 업무를 담당하는 상사로부터 “유네스코 사무국에 공석이 생겼는데 지원해 보는 게 어떠냐”는 권고를 받았는데요. ‘국가 이익을 위해 일하는’ 외교관 업무에서 벗어나 ‘홍익인간’의 정신에서 인류 공동체를 위해서도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됐어요. |
|
|
+ 유네스코는 밖에서 생각하신 대로였는지, 혹시 유네스코의 한계를 느낀 사례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
|
|
제가 근무했던 시기인 90년대 후반은 새로운 천 년을 앞두고 유네스코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안팎에서 많았던 때였어요. 유네스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똑같이 ‘평화’를 위해 설립된 기구이지만, 안보리가 ‘평화 유지(peacekeeping)’를 강조한다면 유네스코는 ‘평화 증진(peace promotion)’이 더 중요한 목적이에요. 저는 당시 새로 부임하신 마쓰우라 고이치로 사무총장님께 이런 부분을 말씀드리면서 유네스코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한 적도 있어요. 예를 들어 유네스코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는 세계유산은 각국의 영토 내에 ‘점(spot)’으로 존재하는데, 이러한 사업이 정말로 지역과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수준에서 평화를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세계유산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라 평화 증진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점이 아니라 국경을 가로지르는 ‘선’의 형태로 나타나는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이웃국가 간 더욱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나아가 21세기의 평화로운 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씀드렸어요. 사무총장께서도 처음에는 당황해 하시는 것 같았지만 제 본뜻을 알아들으셨다고 생각해요. |
|
|
+ 한국은 현재 유네스코 정규분담금 세계 9위, 자발적 기여금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그에 비해 유네스코 한에 한국인이 많이 진출해 있지는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
|
|
먼저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의 수가 적은 것이 한국인의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오히려 저는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면서 ‘국제기구를 한국인 직원으로 채우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된 쪽이에요. 대부분의 국제기구가 ‘개발’을 염두에 두고 설립됐는데, 그러한 ‘개발’의 경험과 기억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은 기본적으로 경쟁력이 있어요. 그뿐인가요. 업무헌신도(work ethics) 면에서도 한국인들은 탁월하다고 봐요. 물론 이러한 강점들이 있다고 해서 국제기구가 한국인을 알아서 먼저 채용하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 국제기구가 한국인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윈윈(win-win) 전략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
|
|
+ 한국인 채용을 늘리는 인센티브라니, 솔깃한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
|
|
국제기구와 협력사업을 하기 위해 선진국 정부가 제공하는 신탁기금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이 한 방안이 될 수 있어요.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기구 대부분은 선진국의 ‘예산동결정책’에 따라 인건비 등의 경상비를 제외하면 사업비가 거의 없는 실정인데요. 이 때문에 기금 마련이 기구 운영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결국 신탁기금을 다루면서 기금 마련 능력을 인정받은 직원이 승진 등의 인사고과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아쉽게도 한국정부가 신탁기금 설치를 이러한 세세한 전략과 연계하지 못하고 있어요. 한국의 적지 않은 기여에도 한국인 직원이 혜택을 보는 경우가 별로 없는 거죠. 따라서 앞으로 한국정부가 국제기구에 신탁기금을 설치할 때, 이런 부분과의 연계를 고려한다면 상황을 개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
|
+ 앞서 한국의 개발에 대한 한국의 경험과 기억이 국제기구에 도움이 될 거라 하셨는데, 국제무대에서 한국인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
|
한국의 경제 발전 경험은 인류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또한 한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요. 이러한 국제적 역할을 수행할 역량을 더욱 키워야 해요. 이를 위해 정책을 연구할 기관과 정부 내 담당부서도 마련돼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시대적 소명을 명확히 인식하고, 인류 전체의 복지를 위한 전략을 세우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한국인을 키워서 국제적 기여를 늘려 나갈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기구를 단지 ‘일자리’의 관점에서만 보자는 뜻은 아니에요. 인류 전체의 복지에 대한 비전을 갖고, 그러한 기구를 이끌어 나갈 리더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국제기구 안에서 한국인의 활약도 당연히 늘어나겠지요. |
|
|
+ 끝으로 장차 국제분야에서의 활동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
|
국제기구에 '입사'하는 것 자체만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좋아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분야를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업무를 맡아야 일하는 것이 행복하고, 그것을 인정받기도 쉽거든요. 그리고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기 위한 언어능력을 꼭 갖춰야 합니다. 특히 영어의 경우, 책을 통해서 배우는 영어가 아니라 생활영어(colloquial English)를 많이 익혀서—제 경우에는 이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200-300페이지 분량의 사전이 큰 도움이 됐어요—외국인과의 소통에 지장이 없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키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
|
|
가나 유네스코학교 학생의 한국 방문 및 한국 유네스코학교 학생과의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3개 기관이 손을 잡았다는 소식! |
|
|
이번 유네스코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딱 10초만 시간을 내서 피드백과 후기를 보내주세요!
구독자 여러분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할게요! |
|
|
▶︎ 링크를 복사해 주변의 친구와 가족, 지인들에게 유네스코 뉴스레터를 소개해주세요.
|
|
|
© 2024 유네스코한국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서울 중구 명동길(유네스코길) 26 유네스코회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