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한국 영화의 밤’ 지난 9월 15일 월요일 저녁 6시.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건물의 가장 큰 회의실에서 한국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상영되었습니다. 전 세계 각 회원국 관계자, 유네스코 사무국 직원, 그리고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파리 시민 약 400여 명이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유네스코 대회의실로 모였는데요. 가을의 길목에 들어선 9월의 파리에서, 그것도 유네스코 본부에서 한국영화가 상영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현장에서 함께한 백영연 주재관이 그 내용을 전합니다. 아울러 10월 13~19일은 '세계 소설 주간'! 책 읽기 딱 좋은 이 계절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기념일 소식도 끝까지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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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에서 ‘한국 영화의 밤’이 열린 세 가지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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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기 딱 좋은 계절인 가을에, 그것도 영화 예술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이하 대표부)가 ‘한국 영화의 밤(Korean Film Night)’ 행사를 개최한 첫 번째 이유는 다름 아닌 ‘외교’를 위해서입니다. 영화 상영이 무슨 외교냐고 되물을 수 있겠지만, 외교에도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 배경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교, 즉 각국 정부 대표가 만나 의견을 조율하는 행위는 ‘전통 외교(traditional diplomacy)’라 할 수 있는데요. 두 국가 사이에서 진행되는 양자 외교(bilateral diplomacy), 또는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에서 여러 국가를 상대로 하는 다자 외교(multilateral diplomacy)도 모두 이 전통적인 의미의 외교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행사는 어떤 형태의 외교인 것일까요? 바로 한 국가가 상대국 국민을 대상으로 자국의 매력을 선보이면서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는 외교, 즉 ‘공공 외교(public diplomacy)’라 할 수 있습니다. 대표부가 유네스코라는 다자 외교 무대의 회원국과 사무국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마음도 얻기 위해 정성껏 기획하고 추진한 외교 활동이었던 것이죠. 공공 외교라는 의미에 걸맞게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직접 행사장을 방문했는데요. 대표부는 한국의 전통주와 다과가 제공된 사전 리셉션을 통해 사무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우리 전통주의 매력을 알리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유네스코에서 한국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상영된 두 번째 이유는 영화의 주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유지하는 주인공 소녀를 중심으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조망합니다. 이들은 때론 상처받고 좌절하면서도 결국엔 세대를 뛰어넘어 연대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그 모습에서 관객들은 따뜻한 위로를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주인공이 청년들이라는 점도 영화와 유네스코 간의 연결 고리를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유네스코는 청년을 자체 우선순위 그룹(Priority Group)으로 설정하고 모든 활동의 기획 및 평가 과정에서 반드시 청년에 대한 영향이나 기여 정도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네스코는 청년을 특별히 더 고려하거나 배려해야 하는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실질적인 주역으로 인식하고 있는데요. 이 점에서 한국의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은 영화를 상영한 것은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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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후 제작자 송원석 대표가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공개된 김혜영 감독의 영상 메시지 (사진: 백영연 주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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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유네스코에서 상영되었던 마지막 이유는 영화의 제목과 관련이 있습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김혜영 감독의 영상 메시지가 공개되었고, 차기 작품 촬영 일정으로 행사장에 나오지 못한 감독을 대신해 제작자인 송원석 대표가 현장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한 관객은 영화 제목에서 ‘괜찮아’라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나는 괜찮아. 너도 괜찮아? 우리는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김혜영 감독의 설명을 대신 전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의 평안을 확인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 설명을 듣고 나니, 다름 아닌 사람의 마음에 평화의 방벽을 쌓고자 하는 유네스코에서 영화가 상영된 이유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국제기구라는 다자 외교의 장은 ‘총성 없는 외교 전쟁터’라 불리기도 할 만큼 각 회원국이 자국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평화’와 ‘대화’를 강조하는 유네스코 또한 다자 외교의 장이라는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우리 대표부는 이러한 공공 외교의 자리를 통해 유네스코의 고유한 가치를 되새기는 동시에,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회원국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이러한 대표부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성원과 함께 이러한 활동이 꾸준히 이어질 때, “모두가 괜찮을 수 있는 세상”도 더 일찍 실현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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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이 최승자 시인의 문안으로 새단장을 했습니다 (사진: 교보생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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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의 전광판이 바뀌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오긴 왔나 봅니다. 계절의 변화를 아름다운 글귀가 적힌 광화문 교보문고의 대형 간판으로 알아차리는 분도 적지 않을 텐데요.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가 마침 이 글들과도 연결이 되네요.
지금 메일을 열어보시는 분들 중엔 지금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도 많을 텐데요. 북적이는 거실을 살짝 빠져나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그 잠깐 동안의 시간에도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매개가 있죠. 바로 ‘책’이에요. 특히 한 편의 멋진 소설을 만날 때, 장르가 무엇이든 활자를 천천히 따라가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경험은 그 자체로 힐링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을 세계 소설 주간(World Novel Week)으로 초대해요. 읽기의 즐거움을 전 인류와 함께 나누기 위해 유네스코는 매년 10월 13일이 포함된 한 주를 세계 소설 주간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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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인간의 상상력을 깨우는 예술이자, 서로 다른 문화와 세대를 잇는 다리예요. 유네스코는 소설을 통해 창의성을 북돋우고, 읽기 문화를 확산하며, 작가와 책 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세계 소설 주간을 제정했습니다. 아울러 2005년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 1980년 「예술가의 지위에 관한 권고」의 정신에 따라, 작가와 출판인의 권리를 지키고 공정한 보상과 유통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고요.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소설은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의 말처럼 ‘무수한 관계의 축’으로, 이해와 상호 존중을 키워 평화를 촉진한다”고 강조했어요. 온라인 콘텐츠나 오디오북 같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기회는 환영하되, 저작권과 공정한 유통이 함께 가야만 창작의 다양성이 살아난다는 메시지도 덧붙였죠. 결국, 지난 주 유네스코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몬디아쿨트 회의의 핵심 주제와 마찬가지로, 문학을 포함한 문화를 모두의 ‘공공재’로 바라보자는 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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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는 한 주 동안의 기념 행사를 넘어 문학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가꿔 나가고자 여러 갈래의 활동들을 펼치고 있어요. 각국의 소설 주간 프로그램을 잇는 허브가 되고,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문학 창의도시(City of Literature)’ 분야를 통해 도시 단위의 문학 생태계를 키우는 데도 힘을 보태고 있어요. 한국의 부천시도 문학 창의도시로서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죠. 매년 ‘책 읽는 도시’를 뽑는 세계 책의 수도(World Book Capital)를 선정해 독서 인프라와 지역 책 생태계를 응원하고요(예: 2022년 과달라하라, 2023년 아크라). 뿐만 아니라 작가의 표현의 자유와 권리, 공정한 보상을 다루는 문화정책 논의도 이어가며, 소설이 문화다양성과 평화에 기여하도록 촘촘히 뒷받침합니다. 독자가 늘고, 작가가 지속가능한 창작 활동을 이어갈수록 우리의 상상력 역시 더 멀리, 더 높은 곳으로 뻗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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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1편 읽기’를 행동으로 제안한 하이퍼펜션 작가의 10월 세계기념일 캘린더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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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펜션 작가가 그린 이번 10월 세계기념일 캘린더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노인과 바다》 속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노인과 갈매기처럼, 우리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소설 한 권이 열어주는 문을 통해 잠시 다른 세상을 만나면서, 각자의 시간표에 예쁜 책갈피를 꽂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 소설 한 편 완독하기 – 이번 주에는 짧은 소설이라도 책 한 권을 완독해 보세요. 분명 새로운 상상력과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 좋아하는 문장 3줄 남기기 - 읽은 책에서 마음을 붙잡은 세 문장을 노트나 SNS에 옮겨 적고, 왜 좋았는지 한 줄로 덧붙여 보세요. #세계소설주간 해시태그와 함께요.
- 우리 동네 책 공간 방문하기 - 연휴 사이 가까운 서점이나 도서관을 방문해 ‘소설 주간 추천 코너’를 찾아보세요.
- 작가와 책 산업 응원하기 - 정당한 방법으로 책을 구입하고, 저작권을 존중함으로써 소설 창작과 유통에 힘쓰는 모든 이들의 노고를 응원해 주세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문장이, 다른 사람의 마음과 마음, 세상과 세상을 이어주는 순간. 그 순간이야말로 평화를 향한 문이 열리는 순간이자 문화다양성이라는 씨앗도 싹을 틔우는 순간일 거예요.
이번 주, 여러분의 책상·지하철·창가가 작은 문학관이 되길.
읽고, 느끼고, 나누는 세계 소설주간—함께 시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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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기념일을 기억하고,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고민을 나누며 실천해 볼 수 있는 세계기념일 캘린더! 캘린더에 담긴 KT Y 아티스트 13명의 멋진 일러스트를 활용한 PC 및 모바일 배경화면 등의 디지털 굿즈를 아래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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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시그니처와 함께하는 평화의 골, 2차 프레임 출시!
포토시그니처와 함께하는 이재성 선수 한정판 포토 프레임이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전국 226개 부스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프레임의 수익금 일부 역시 유네스코 축구공 캠페인에 기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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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금), 서울 은행회관에서 2025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포럼이 열립니다. 올해 포럼은 “협력적 전문가로서 교사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전국 교사, 교육 행정가, 전문가등이 함께하는 이번 포럼에 관심 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0월 20일까지 온라인 사전등록이 진행 중이며, 현장 참석이 필요한 행사입니다.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제5차 생물권보전지역 세계대회와 제37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사업 국제조정이사회(MAB-ICC)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10년간의 로드맵인 ‘항저우 전략 행동계획(2026–2035)’이 채택되었으며, 신규 생물권보전지역 26곳이 지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EABRN) 30주년 기념행사와 부대세션을 통해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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