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세계 기념일 상식 무언가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건 인간에게만 주어진 능력이자 특권 중 하나일 겁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난 날,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날,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날. 우리는 이 날들을 기념하면서 그 사람과 나눴던 추억을, 혹은 그때의 내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려 하죠. 단지 개인 차원에서만 기념일을 기억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사회, 우리 나라, 나아가 전 인류가 기념하기로 한 날도 적지 않죠. 특히 유네스코의 비전과 활동을 응원하는 독자들이라면 매년 받아든 세계기념일 달력을 통해 접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기념일’에도 꽤나 익숙할 텐데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유네스코 달력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이 기념일과 관련된 재미있는 상식들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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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24일 ‘세계 교육의 날’을 맞아 유네스코가 공개한 콘셉트 이미지 (©UNESCO/Weiwei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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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한 날을 기념하는 일이 인류가 가족과 사회, 국가를 이루어 온 역사만큼이나 뿌리가 깊은 만큼, 국가들의 연합체인 국제기구가 다양한 기념일을 제정해 온 역사도 매우 오래됐습니다. 어떤 기념일은 이를 공식적으로 채택한 국제기구 자체의 나이보다 오래된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은 1978년 제20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었지만, 이날은 유엔 창설 훨씬 이전인 1911년부터 세계 여성의 날로 기념되고 있었습니다. 1908년 3월 8일에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장에서 숨진 사건을 계기로 뉴욕에서 여성 참정권과 노동 인권을 요구하는 기념비적인 대규모 여성 시위가 있었고, 1910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 여성노동자 총회에서 사회주의 운동가인 클라라 제트킨(Clara Zetkin)이 이날을 기념일로 만들자고 제안한 이후부터였죠.
- 이처럼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원래 있던 기념일을 추후 공식화하기도 하고, 특정한 주제를 담은 기념일을 매년 새로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가 해당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촉진하고, 국제기구의 사무소는 물론, 각국 정부와 시민사회, 교육계와 일반 대중들이 관련 활동을 조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념의 단위가 꼭 ‘하루’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에요. ‘글로벌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주간(10월 24-31일)’과 같이 기념하고자 하는 주제에 따라 기념 주간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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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인류가 기념하고자 하는 기념일과 기념주간은 당연히 유엔 전 회원국이 참석하는 유엔 총회에서 정해집니다. 일반적으로 평화와 인권, 지속가능발전, 인류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 등 유엔과 유엔 기구들의 주요 활동 분야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주제에 맞춰 회원국들이 먼저 제안을 하죠. 제안된 기념일이 회원국들로부터 충분한 공감을 얻는다면 총회는 합의(consensus) 혹은 투표(3분의 2 이상 찬성 필요)를 통해 기념일을 채택하게 됩니다.
- 유네스코나 유니세프(UNICEF), 식량농업기구(FAO) 등의 유엔 기구들이 따로 지정하는 세계 기념일도 있습니다. 각 기구별로 전문 영역에 맞춰 채택하는 기념일인데요. 유엔은 유엔 총회를 통해 정해지는 기념일에 더해서 이들 기구가 지정한 기념일 중 일부를 유엔 차원에서 함께 채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991년 유네스코에서 채택된 ‘세계 언론 자유의 날(5월 3일)’은 1993년부터 유엔에서도 세계 기념일로 채택되었어요. 현재 유네스코 기념일 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유네스코 세계 기념일은 모두 74개인데요. 그중 13개 기념일은 이처럼 유네스코가 먼저 채택한 뒤 추가로 유엔에서도 지정이 된 기념일입니다(유엔 기념일 목록의 채택 결정 문서명에 ‘UNESCO’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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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제작한 세계 언론 자유의 날(5월 3일) 관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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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중 229일이 유엔 지정 세계 기념일! 유엔 홈페이지의 세계 기념일 및 기념주간 목록에 따르면, 2026년 1월 현재 유엔 차원의 기념일과 기념주간의 수는 모두 239개에 달합니다. 그중 기념일은 229개이고 기념주간은 10개입니다. 작년에 열린 유엔 총회에서는 ‘세계 말의 날(7월 11일)’을 비롯해 12개의 기념일이 새로 추가되었는데요. 이 추세라면 1년 일수보다 유엔 기념일이 더 많아지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 같아요.
- 한 달 일수보다 기념일이 많은 달은? 기념일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한 달 일수보다 기념일 숫자가 더 많은 달도 있어요.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과 ‘세계 해양의 날(6월 8일)’ 등 모두 33개 기념일이 있는 6월이 그 주인공이에요.
- 기념일이 가장 많이 중복되는 날은? 기념일 인기 달이 6월이라면, 가장 많은 기념일이 있는 날은 3월 21일입니다. 이날은 유네스코가 채택한 ‘세계 시의 날’을 비롯해 무려 7개의 주제로 기념일이 지정되어 있어요. 가히 ‘기념일의 기념일’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날일 것 같네요.
- 일 년에 두 번 나오는 기념일이 있다? 유엔의 기념일 목록을 살펴보다가 분명 앞쪽에서 한 번 본 것 같은 기념일이 또 나온 것 같다고 느낀 사람이 있다면, 그건 결코 잘못 본 게 아니랍니다. ‘세계 철새의 날’이 정말로 두 번 나오기 때문이에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채택한 이 기념일’들’은 5월과 10월의 둘째 주 토요일로 지정돼 있는데요. 철새들이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전 세계적인 이동을 한다는 점을 알리면서 이 모두를 보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렇게 두 번의 기념일로 지정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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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유엔 총회에서 세계 기념일로 채택된 ‘세계 축구의 날(5월 25일)’에 이어 작년 유엔 총회에서 새로 추가된 기념일 중 하나인 ‘세계 말의 날(7월 11일)’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하루에 더 깊은 의미와 추억을 더해줄 기념일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거예요. (© UN Photo/Eskinder Deb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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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에 이어 유엔에서도 채택한 ‘세계 문해의 날(9월 8일)’처럼 누가 봐도 “그래, 이런 날은 기념해야지” 싶은 기념일이 있는가 하면, 몇몇 기념일의 주제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아니 이런 것까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예컨대 ‘산부인과 난치성 누공 퇴치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radication of Obstetric Fistula, 5월 23일)’이라든지, ‘세계 과부의 날(International Widows' Day, 6월 23일)’ 같은 기념일들이죠. 하지만 난치성 누공이 개발도상국의 ‘빈곤, 영양실조, 열악하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의료서비스, 조산, 조혼,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그리고 전 세계 수많은 과부의 자녀들이 ‘기아, 영양실조, 아동노동, 의료 및 식수 위생 서비스 접근의 어려움, 학업 중단, 문맹, 인신매매 등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 각 기념일의 채택 결의안에 명시돼 있다는 것을 알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 질지도 몰라요. 바로 ‘미처 알지 못했거나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식을 높여주는, 기념일 본래의 취지가 이렇게 발휘되는 것이지요.
- 뿐만 아니라 유엔에 따르면 6개 유엔 공식 언어로 제공되는 세계 기념일 홈페이지는 유엔 웹사이트에서도 가장 많이 방문되는 페이지 중 하나라고 합니다. 국제기구들은 세계기념일마다, 다양한 지역과 언어권에서 진행되는 기념 행사 참여 수준을 분석해 특정 주제가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해당 주제에서 부족하거나 더 강화해야 할 사업 내용을 파악할 수도 있고, 회원국들의 참여를 더욱 독려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매년 5월 22일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유엔은 회원국들에게 다시금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카르타헤나 의정서’에 서명하고 이를 비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알리는 일을 넘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한 발 움직이게 만드는 힘! 올 한 해 동안에도 매달 돌아오는 기념일들을 보면서 여러분도 그 힘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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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제2기 「유네스코 청년 전문가 연수 프로그램(U-STEP)」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본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청년들이 유네스코 본부(파리) 및 방콕 사무소에 파견되어 6개월간 실무 경험을 쌓고 국제기구 진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수 기회입니다. 올해에는 파견 기관이 확대되어 총 10명을 선발하며, 참가자는 교육, 과학, 문화, 정보·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참가자에게는 체재비와 왕복 항공권, 사전 교육 등이 지원됩니다. 자세한 지원 요건 및 방법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웹사이트 공고문을 꼭 확인해 주세요. 🔗 지원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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