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위기’ 에 대처하는 유네스코의 계획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캄보디아·태국 분쟁, 이러한 충돌로 야기되는 경제와 에너지 위기, 여기에 더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세계는 말 그대로 ‘복합위기’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와 같은 유엔기구는 국제사회가 이러한 전 세계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인류가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녕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사명을 갖고 있는데요. 한편으로 유엔이 창설되었던 1945년에 생각했던 위기와 2026년 오늘날 발생하고 있는 위기는 그 양상과 본질도 적잖이 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여 유네스코는 스스로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할까요? 이번달에 파리에서 주재관이 보내 온 편지에는 위기에 대처하는 유네스코의 자세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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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 위기 대응과 중장기적 평화 구축의 접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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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2013년 등재)인 골레스탄 궁전 (Shutterstock.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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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라고 헌장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유네스코는 국가 간 정치·경제적 협력을 넘어서는 인류의 지적·도덕적 연대를 통해 평화를 만들고자 하는 유엔 전문기구입니다. 자연히 그동안 유네스코의 활동은 교육·과학·문화 등 ‘소프트 파워’ 영역에서의 협력이 주를 이루어 왔습니다. 위기상황에 개입하는 방식 역시 즉각적인 현장 구호 활동보다는 중장기적인 분쟁 후 평화구축(post-conflict peacebuilding) 활동에 집중되어 왔죠. “유네스코는 유엔 평화활동 파이프라인의 상단이 아닌 하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난민기구(UNHCR), 유니세프(UNICEF)와 같이 파이프라인 상단에 위치한 기구들은 현장에서의 활동 가시성도 높고, 많은 재원을 동원하는 데도 유리합니다. 반면, 파이프라인 하단에서 중장기적인 평화구축을 추구하는 유네스코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그만큼 재원을 동원하는 데도 한계가 존재합니다.”
일전에 제 박사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인터뷰를 했던 어느 유네스코 지역사무소장의 말인데요. 여기에도 유네스코의 활동이 다른 유엔 기구에 비해 긴 호흡으로 이루어지며, 한편으로는 위기 현장에서 당장 유네스코의 활동이 잘 보이지 않고 그만큼 예산 공여자로부터의 관심과 재원 확보가 어렵다는 아쉬움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유네스코의 활동 방식에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사무국에 신설된 ‘위기 대비 및 대응팀(Crisis Preparedness and Response Section, CPR)’도 그러한 변화의 움직임 중 하나입니다. CPR팀은 유네스코 사무국에서 대외관계와 지역사무소 활동을 관장하는 ‘아프리카·대외협력 부문(Priority Africa and External Relations Sector, PAX)’ 산하에 설치되었는데요. 위기 상황이 발생한 곳 인근의 유네스코 지역사무소와 유네스코 파리 본부의 교육·과학·문화·정보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신속하게 연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위기 상황에 처한 곳에서 양질의 교육이 중단 없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과학자와 과학연구 시설을 보호하며, 문화유산과 언론인의 안전을 보호하는 유네스코의 일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존과는 달리 신속하게 위기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네스코가 스스로의 체질을 개선해 가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의지는 신규 사업 및 예산(43 C/5)의 주안점을 설명하는 유네스코 사무국의 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무국은 향후 기구가 주력할 여러 전략적 우선순위로 ‘응급 및 위기 상황에 대한 교육·과학·문화·정보커뮤니케이션 부문간 연계 대응 지원’과 ‘지역사무소 활동 조정 및 영향력 강화’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이란에서 일어난 위기와 관련해서 유네스코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을까요?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3월 1일, 유네스코는 교육 기관에 대한 공격은 학생과 교사를 위험에 처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교육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모든 당사자들이 학교, 학생 및 교육 인력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상기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다음날인 3월 2일에는 테헤란의 골레스탄 궁전 (the Golestan Palace) 등 이란 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위험 및 피해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밝히며, 「1954년 무력충돌시 문화재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 및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 등 관련 국제법에 의해 문화재가 보호받아야 함을 환기하는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3월 8일자 후속 성명을 통해서는 해당 지역의 교육 인력과 학생, 교육 인프라뿐만 아니라 언론 및 과학 관련 시설 역시 악화되는 안보 상황의 영향에 점차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아울러 유네스코는 긴장 고조와 군사 활동의 확대는 환경 유산과 취약한 생태계의 안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관련 분야 전반에 걸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보호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이처럼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적시에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교육·과학·문화 부문에서의 위험 및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후속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지역사무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이란 전쟁 상황에서도 ‘테헤란 사무소(UNESCO Office in Teheran)’가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이들 지역사무소는 유네스코의 아프리카·대외협력 부문 내 ‘현장 조정국(PAX/FCO)’의 업무 지휘를 받으며 현장 상황과 유네스코의 활동 수요를 본부에 긴밀하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설치된 ‘위기 대비 및 대응팀 (CPR)’ 역시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긴요한 역할을 수행하리라 기대되는데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유네스코가 위기 대응 및 대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글로벌 위기 상황 훨씬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유네스코는 이미 2018년에 『Crisis Preparedness & Response: UNESCO’s Institutional Framework(유네스코의 위기 대비 및 대응을 위한 제도적 프레임워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여기에서 글로벌 위기 고조 맥락을 진단하고, 각 위기 상황에서 유네스코 활동의 강점과 주안점, 인도적 활동과 개발의 접점 강화, 기존의 모범사례 등을 정리하고 제시한 바 있습니다. 흔히 유네스코는 사람이 병이 들고 난 후에 수술을 하는 ‘외과의’가 아닌, 병이 나기 전에 체질을 개선하는 ‘예방의’에 비유되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질병(위기)’의 발병 속도와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유네스코의 역할에 대한 기대 또한 달라지고 있고, 유네스코 역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유네스코가 얼마만큼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살펴보면서, 유네스코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 참고자료
UNESCO. (2018). Crisis preparedness & response: UNESCO's institutional framework. Division of Field Support and Coord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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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예술의 날: 창작자를 지키는 유네스코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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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뉴스레터 ‘이슈쿠키’에서 다룬 AI와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AI가 그린 그림과 작곡한 음악이 일상이 된 요즘, “과연 인간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더는 낯설지 않게 다가와요. 유네스코는 바로 이런 시대일수록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적 자유가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나누고자 4월 15일을 '세계 예술의 날'로 지정했죠. 이날은 화가이자 과학자,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일이기도 해요.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 창의성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그처럼, 유네스코는 예술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주고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고 믿어요. 예술가의 권리가 보호되고 문화다양성이 보존될 때, 우리 모두 더 건강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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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유네스코 제40차 총회에서 매년 4월 15일을 세계 예술의 날로 지정한 해예요.
- 700여 점: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소장된 예술 작품 수예요. 유엔 기구들 중 가장 많은 예술 소장품을 자랑해요. 알베르토 자코메티,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강익중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평화와 관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죠.
- 95,000개: 2024년 기준 전 세계 박물관 수예요. 1975년 22,000개에서 4배 이상 증가했어요. 박물관은 단순히 전시 공간을 넘어 사회적 토론과 문화관광의 중심이 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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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는 1980년부터 「 예술가 지위에 관한 권고」를 통해 예술가의 권리를 지켜왔어요. 이 권고는 예술가도 다른 직업인처럼 안정적인 사회보장, 공정한 소득,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약속이에요. 특히 요즘처럼 유튜브, 인스타그램, AI 플랫폼에서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는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저작권 보호가 더욱 절실해졌어요. 유네스코는 분쟁 지역의 박물관을 보호하고 복구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말리 등에서 예술이 가진 사회적 결속의 힘을 지켜내고 있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예술의 '온기'는 오직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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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나 갤러리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좋아하는 작가의 SNS에 응원 댓글을 남기는 것도 좋아요. 예술은 우리에게 힐링과 영감을 주기도 하고, 사회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주기도, 함께 모일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AI가 만든 창작물과 인간 예술가의 작품, 그 차이가 무엇인지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되는 경험과 재료들,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는 영감들이 쌓이고 쌓여서 예술이 되는 게 아닐까요? 오늘 하루만큼은 여러분의 일상 속에서 작지만 반짝이는 영감을 발견하는 예술적인 하루가 되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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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지난 3월 파리에서 열린 SDG4 고위급운영위원회 셰르파 회의에 참석해 포용적 디지털 전환, 학습 회복, 교사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는 향후 2년 간 "교육시스템의 회복력"을 중심으로 교육분야 지속가능발전목표(SDG4) 이행 촉진을 위해 협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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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문화유산 보존과 미래세대 성장을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2억 6천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번 후원은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유네스코 기념해’를 계기로 양 기관의 협력을 강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청년 국제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문화유산 인식 제고 캠페인 등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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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포토시그니처 및 Y아티스트와 함께 ‘세계기념일 한정 포토프레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4월에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주제로 한 한정 프레임을 선보였습니다. 해당 프레임은 4월 한 달간 전국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판매 수익금 일부는 70GETHER 캠페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활동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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