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만의 '죽음경관' 연구하는 정일영 소장 우리는 흔히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생물학적인 죽음의 의미가 모두에게 같을지라도 죽음의 사회적·역사적 의미까지 똑같지는 않습니다. 영원히 기억되고 추모되는 죽음이 있는가 하면, 잊히거나 지워지고 심지어 침묵을 강요당하는 죽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억되고 추모되는 죽음과 그렇지 못한 죽음의 경계는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 것일까요? 정일영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연구소 소장(사학과 부교수)은 바로 그런 질문을 품고 한국과 대만의 역사적인 추모공간들을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공동 연구진을 꾸려 ‘죽음경관을 응시하며: 대만과 한국의 탈식민 기억 정치와 화해에 관한 비교 연구*’로 올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트랜스내셔널 헤리티지 국제 공동연구’ 프로그램의 파일럿 연구 지원 대상에 선정되었습니다. 일제 식민 지배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한국과 대만의 ‘죽음경관(deathscape)’은 어떻게 구성되고 유지되어 왔고, 그곳에서 권력은 죽음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 있을까요? 올해 말까지 예정된 이번 연구를 이끌어 갈 정 교수를 만나 이 흥미로운 연구에 대한 질문들을 던져 보았습니다.
* Gazing into Deathscapes: A Comparative Study of Postcolonial Memory Politics and Reconciliation in Taiwan and South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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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야말로 산 자들의 삶과 가치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렌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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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8인의 위패를 모신 서울 효창공원 내 의열사 전경 (사진 출처: 용산구소식 용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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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님, 안녕하세요. 연구 준비로 바쁘실 텐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선 ‘죽음경관(deathscape)’이라는 생소한 용어가 눈길을 끄는데요. 연구의 핵심 개념으로서 죽음경관이란 무엇인지, 어떤 장소들을 연구하게 될 것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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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 프로젝트를 소개해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젝트의 연구 대상인 ‘죽음경관’이란 말씀하신 대로 익숙한 용어는 아닌데요. 저 개인적으로는 ‘사자공간(死者空間)’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용어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죽은 자들의 신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배치되고, 그 배치에 정치적 해석, 공식적 함의, 다양한 갈등이 반영되어 한 사회에 또 다른 경관을 형성하는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매장지’만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시대에 따라 다양한 범주의 죽음이 어떻게 재분류되고 기억되며, 또한 논쟁의 대상이 되는지 살필 수 있는 모든 법적 제도, 기념, 의례 등 다양한 형태를 모두 포함합니다.
이 연구가 비교연구이기 때문에 저희는 대만과 한국에서 각각 세 곳의 주요 죽음경관을 지정하였습니다. 대만에서는 타이난의 남산 공묘, 안핑 12군부 역부의 묘, 타이둥의 카타티푸 조상묘지를, 한국에서는 서울의 효창공원과 망우리역사문화공원, 부산 영락공원을 지정하였어요. 국가별로 한 곳씩만 지정의 이유를 간략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대만 타이둥의 카타티푸 조상 묘지는 선주민 카타티푸 부족의 전통 묘지로, 국가의 이주 정책 및 공간 통제에 대한 저항과 기억이 담겨 있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갈등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서울의 효창공원은 한국인들조차 단순한 공원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를 담고 있는 중요한 죽음경관입니다. 독립유공자의 묘역과 기념물이 있고, 최근에는 국립묘지화 논쟁이 있었던 공간이기도 해요. 앞서 설명드렸듯 이러한 공간들은 단순히 죽은 자의 신체가 있는 장소일 뿐 아니라,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 갈등과 욕망이 투사된 공간이기에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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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공간성, 식민지 유산, 기억의 정치 등을 주 연구 분야로 삼아 오셨고, 세월호 참사와 5·18 광주항쟁도 그러한 틀로 분석하신 바 있는데요. 이러한 주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이유나 배경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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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학문적인 관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죽음’입니다. 죽음에 관심이 많다고 하면 종교나 내세 등을 떠올리는 분도 많고, 왜 그렇게 우울한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냐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요. 그러나 저는 죽음이야 말로 살아있는 자들의 삶에 대한 태도와 욕망, 그 사회에서 추구하는 가치관을 면밀히 살필 수 있는 중요한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종종 높은 자살률을 언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 아닐까요?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기억하는지, 이것을 분석할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중요한 단면을 성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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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죽음을 추모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이지만, 국가나 민족 차원의 ‘공식 추모’가 언제나 개인이나 공동체 차원의 추모와 같은 맥락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어요. 또한 그 사이에서 긴장이 형성되는 지점을 이번 연구를 통해 분석할 것이라 하셨는데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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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또 하나의 죽음경관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제주4·3평화공원에는 위령탑, 위령제단 등 비극 속에서 죽어간 이들을 기리는 죽음공간이 있습니다. 이 시설의 건립 및 운영 주체는 국가이고 2014년에는 4·3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것만 보면 ‘공식추모’가 합의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4·3이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에 발생한 사건일 뿐만 아니라, 남한 단독선거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국가 주도의 추모에서 ‘합의’를 이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실제로 평화공원 건립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건립 이후 위령제단에 올릴 위패에도 국가가 ‘자격’을 부여하는 등의 문제로 여러가지 갈등이 있었습니다. 국가나 민족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추모에는 항상 배제되는 존재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 입장에서는 항상 개인이나 공동체 차원의 추모를 함께 면밀히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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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대만, 일본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을 구성하셨습니다. 이런 연구에서 국제 공동 연구 수행이 갖는 장점이 많겠지만, 적지 않은 어려움도 따를 듯합니다. 팀을 구성하시면서 특별히 염두에 두신 점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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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역사학을 전공했기에 다른 분과의 훌륭한 연구자들을 모시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역사적 분석만이 아니라 인류학적 접근, 공간 분석, 유산 연구 등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분들을 공동연구원으로 모셨어요. 한국과 대만의 사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 두 나라에게 식민지 경험을 안긴 일본과 한일관계, 대만-일본관계에 대한 이해도 반드시 필요한데요. 때문에 이 부분에서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도 공동연구원으로 모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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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둘러싸고 작동하는 권력이나 갈등의 양상을 분석하는 동시에, 주디스 버틀러의 개념을 빌려 ‘애도 가능한 삶(grievable life)’*과 그렇지 못한 삶 사이의 관계를 짚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화해의 틀이나 철학을 모색해보겠다고 하신 점이 인상적인데요. 어떤 의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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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연구진이 살피려는 죽음경관은 결국 식민지 체제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의 직접적인 통치만이 아니라, 근현대에 잔존하는 식민지적 유산이 죽음경관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미치고 있습니다. 좀 단순히 얘기해보자면, 결국은 권력의 문제인데요. 저희는 현재 죽음경관에서 어떠한 죽음이 배제되고 있는지 살피고 나름의 대안을 모색하여,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포용적 기억과 평화 구축의 기점을 마련해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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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더 수행성 이론으로 유명한 미국의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가 제시한 개념으로, 어떠한 죽음을 슬퍼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대우할 것인지에 관한 사회의 권력 문제를 다룬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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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제 사회에서는 묘지나 장례 공간도 한 사회의 기억을 담은 문화유산으로 진지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가 선정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트랜스내셔널 헤리티지 국제 공동연구’ 지원 사업이 학술 연구를 넘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더해 줄 수 있다고 기대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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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유독 젊음이 강조되는 사회입니다. 그것의 장점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 점차 죽음을 잊어가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확장하자면 타인의 기억이나 고통에 공감할 기회나 능력을 잃어가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꼭 죽음경관이 아니더라도 문화유산은 과거의 기억을 담고 있는 중요한 매개물입니다. 이와 관련된 학술 연구가 심화된다면, 우리 사회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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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비록 학술 연구이지만 이 연구가 뉴스레터를 읽는 일반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길 바라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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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제가 죽음에 관심이 많은 연구자이기 때문에, 일반 독자분들도 조금 더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거리낌 없이 나와 당신의 죽음, 그리고 그 이후의 삶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죽음을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더 행복한 삶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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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이제 우리도 응답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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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를 보면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많아요. 기록적인 폭염, 대형 산불, 녹아내리는 빙하 소식이 연일 이어지니까요. 지구가 보내는 위기 신호는 점점 더 강렬해지고 있어요. 우리가 막기로 약속했던 1.5°C 기온 상승 한계선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넘어섰답니다. 진짜 경고등이 켜진 거예요.
하지만 귀 기울여 들어보면 희망의 신호도 분명 있어요. 곳곳에 펼쳐지는 태양광 패널, 수평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 발전기, 다시 나무로 채워지는 숲들. 20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석탄의 비중을 앞질렀고, 유럽에서는 풍력과 태양광이 화석연료를 추월했답니다.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가 지구 곳곳에서 싹트고 있어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은 이 두 가지 신호를 모두 직시하자는 날이에요. 지구가 보내는 경고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만들고 있는 긍정적 변화를 더 빠르게, 더 크게 키워나가는 거죠. 올해 주제는 '기후 행동(#NowForClimate)'이에요. 변화가 올지 말지가 아니라, 우리가 그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가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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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2년: 스톡홀름에서 유엔 인간환경회의가 열린 해예요. 국제 환경 정치의 전환점이 된 이 회의 이후, 유엔은 환경 보호가 인류의 웰빙과 경제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했어요
- 1.5°C: 파리협정이 목표로 삼았던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한계선이에요. 하지만 2023-2025년, 세계 평균기온은 3년 연속 이 기준을 넘어섰답니다. 지구가 보내는 강력한 경고 신호예요
- 34.3%: 2025년 전반기에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차지한 비율이에요. 이로써 사상 처음으로 석탄 기반의 전력 생산(33.1%)을 넘어섰답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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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는 지역 공동체와 원주민이 오랫동안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온 지혜를 기후 행동에 활용하고 있어요. 자연 기반 해결책이야말로 우리 미래를 구하는 가장 강력한 열쇠니까요. 생태계를 이해하고 보호하기 위한 과학 연구도 계속하고 있답니다.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통해 전 세계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있죠. 또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가 환경을 지키는 세계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기후 위기를 막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교육이니까요. 올해 세계 환경의 날 행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려요. 아제르바이잔은 COP29 의장국으로서 재생에너지 확대, 생태계 복원, 기후 금융 등 글로벌 기후 의제를 이끌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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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보세요. 스마트폰 화면을 잠시 끄고 계절의 변화와 날씨의 신호를 유심히 살펴보는 거예요. 기후변화 관련 다큐멘터리나 뉴스를 찾아보며 우리가 지구에 어떤 신호를 다시 보내야 할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일상 속 작은 실천을 시작해보세요.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쓰지 않는 플러그를 뽑고, 텀블러와 에코백을 챙기는 거예요. 에어컨 온도를 1도만 높이고, 집 베란다에 화분 하나를 더 놓는 것도 좋답니다. 나의 작은 선택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기후 행동의 흐름이 되니까요! 지구는 신호를 보내고, 우리도 신호를 보내요. 어떤 신호를 보낼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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