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 유네스코 본부 방문 2026년 9월 25일 금요일, 교황 레오 14세(Leo XIV)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찾았습니다. 유네스코로서는 198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John Paul II)의 방문 이후 46년 만에 이루어진 역사적 이벤트였는데요. 그런 만큼 유네스코 본부와 각국 대표부들도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이번 방문을 준비했습니다. 마침 레오 14세는 내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 시기에 한국을 찾을 예정이기도 한데요. 한발 앞서 교황의 메시지를 직접 듣는 기쁨을 누린 파리 주재관이 설레는 마음을 담아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내년 교황 방한이 기다려지는 독자라면 방문 준비부터 방문 당일의 모습, 그리고 교황이 유네스코에 특별히 전달한 메시지 내용까지 담긴 오늘 뉴스레터를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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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의 임무는 ‘인내를 가지고 평화를 구축하는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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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본부 야외정원에서 알-아나니 사무총장의 환대를 받는 교황 레오 14세 (©UNESCO/Saskia Maitrepier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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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려 전 세계 지도자급 인사들의 방문이 드문 일이 아닌 유네스코 본부이지만, 교황의 이번 방문은 역시 여느 때와 달랐습니다. 특히 사전 준비 과정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철저한 보안 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교황의 유네스코 본부 방문 시간에는 본부 주변 지하철역이 봉쇄되었고, 사전에 인가받은 특별 통행 비표가 있어야만 유네스코 본부 건물로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유네스코의 모든 건물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던 대표부 직원 출입증도 이날만큼은 소용이 없었습니다. 출입문을 통과한 이후에도 공항에서의 보안 검색에 준하는 소지품 검사가 실시되었습니다.
철저한 보안 조치와 함께 유네스코는 교황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칼레드 알-아나니(Khaled El-Enany)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각 회원국이 자국의 언어 또는 희망하는 언어로 평화의 메시지를 작성한 것이죠.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에서는 김지희 대사가 자필로 메시지를 작성했습니다. 김 대사는 한글과 영어로 교황의 역사적인 유네스코 방문을 환영하고, 유네스코가 2021년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해로 지정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유네스코와 천주교, 그리고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이번 교황 방문을 계기로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유네스코의 사명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원하며 메시지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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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대사가 손글씨로 쓴 교황 방문 환영 메시지 (사진=백영연 주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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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방문 당일, 교황의 연설이 예정된 유네스코 본부 1번 회의장(Room I)에서는 각국 대표부와 유네스코 사무국 직원, 교황청 대표단, 그리고 여러 언론사 관계자들이 한마음으로 교황의 도착을 기다렸습니다. 규모가 큰 회의장이지만 이날 이곳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회원국별 각각 2명으로 제한되었는데요. 김지희 대사님과 함께 입장한 저는 회의실 스크린을 통해 교황의 이동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도착을 기다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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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인파 속에서 유네스코를 찾은 레오 14세 (©UNESCO/Sacha Her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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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알-아나니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아 참석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회의실에 입장한 교황은 연단에서 유네스코를 향한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교황은 먼저 유네스코를 단순히 하나의 국제기구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역사, 그리고 미래를 성찰하는 장소”로 바라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교육과 과학,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그 주체인 인간의 삶을 발전시키는 일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관점은 교육에 관한 메시지로 이어졌습니다. 어떠한 교육도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다루지 않는다면 완전할 수 없으며, 1980년에 같은 장소를 방문했던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을 인용해 “교육이란 인간이 더 많이 ‘소유(have)’하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욱 온전하게 ‘존재(be)’하도록 돕는 일”이라는 점을 되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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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본부 1번 회의장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레오 14세 (© UNESCO/Marie ETCHEGOY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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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문화에 대해서는 인간의 존엄과 평화라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유네스코 헌장 서문의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과학적 진보가 지혜와 분리될 경우 파괴의 무기가 될 수 있고, 문화가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면 거짓과 선전으로 변질될 수 있으며, 교육 역시 진실을 잃으면 인간의 의식을 조종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새로운 기술에 관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는데요. 인간의 사고 능력을 의미하던 ‘지능’이 이제 인공적인 시스템에도 사용되는 반면에 인간의 존엄은 오히려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경종을 울리면서, 새로운 기술은 지배와 불의의 또 다른 수단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와 청년들을 보호해야 할 국제사회의 책임도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어린이와 청년의 성장과 교육, 인간관계를 지원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자유를 보호하면서, 언제나 인간의 존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육과 과학, 문화와 새로운 기술을 아우른 교황의 메시지는 다시 유네스코의 가장 근본적인 임무인 ‘평화’로 돌아왔습니다. 교육과 과학이라는 유네스코의 중요한 임무는 결국 “인내를 가지고 평화를 구축하는 일”에서 하나로 모이며, 교육은 서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는 수단이고 과학은 모든 인간의 삶에 봉사하면서 미래를 위한 좋은 씨앗을 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특별히 미래세대를 향해 “새로운 세대가 우리의 행동을 가장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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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친필 방명록 메시지 (사진=백영연 주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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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전 같은 장소에서 요한 바오로 2세가 인간과 문화의 관계를 이야기했다면, 레오 14세는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 교육과 과학, 문화가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유네스코 방명록에도 교황은 이곳에서 받은 환대에 감사를 표하면서, “하느님의 도움과 함께 유네스코가 교육·과학·문화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증진하는 소중한 역할을 계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썼습니다.
교육과 과학, 문화를 통해 국가 간 협력을 증진하고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일은 80년 전 유네스코가 창설될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유네스코의 가장 중요한 사명입니다. 46년 만에 이루어진 교황의 역사적인 방문은 이러한 유네스코의 사명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었던 특별한 자리였습니다. 평화를 위한 교황의 메시지를 품에 안고, 유네스코가 본연의 사명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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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녀에게 ‘원하는 미래’를 선택할 기회가 있을까요?
학교에 갈 수 있는지, 무엇을 배울지, 어떤 일을 할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선택들이지만, 세계 곳곳의 소녀들에게는 여전히 자신의 의지만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일들입니다. 지금도 많은 소녀들이 성별을 이유로 교육의 기회를 잃고, 조기 혼인과 폭력, 차별에 노출되고 있어요. 이런 현실은 소녀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고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며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움의 기회는 소녀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나아가 가족과 지역사회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유엔은 소녀들이 겪는 차별과 불평등을 돌아보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매년 10월 11일을 ‘세계 소녀의 날’로 기념하고 있어요.
소녀들의 권리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약속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995년 채택된 ‘베이징 선언 및 행동강령’이에요. 최초로 ‘여아(Girl Child)’를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 지정해, 차별 철폐와 교육 기회 확대, 폭력과 조기 혼인으로부터의 보호 등 소녀들이 마주한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을 촉구했죠. 그 약속이 만들어진 지도 어느덧 3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전 세계 소녀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국제사회는 어떤 노력을 이어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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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억 2,700만 명: 베이징 선언 이후 지난 30년 동안 초·중등교육에 새롭게 등록한 소녀의 수예요. 고등교육에 진학하는 여성도 3배 이상 늘었어요. 더 많은 소녀와 여성이 교육을 통해 배움의 기회를 얻고, 자신의 삶과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1억 3,300만 명: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초·중·고교 연령대의 소녀가 1억 명 넘게 남아 있어요. 교육의 기회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것은 아직 아니에요.
- 35%: 전 세계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졸업생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에요.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지만, STEM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 19%: 전 세계 20-24세 여성 가운데 18세 이전에 결혼한 비율이에요. 또 15-19세 소녀 및 젊은 여성의 13%는 18세가 되기 전에 출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조기 결혼과 임신은 소녀들이 교육을 이어가는 데 큰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출처: 유네스코 『#HerEducationOurFuture』 팩트시트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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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 성평등을 실현하려면 학교에 다니는 소녀의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지, 교육받을 권리가 제도로 보장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하죠. 유네스코는 교육과정과 교과서 속 성별 고정관념을 줄이고, 소녀들이 성별에 관계없이 다양한 진로를 상상할 수 있도록 교육 정책과 현장의 변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STEM 분야에서 소녀들의 참여를 넓히고, 성별에 따른 진로 선택의 장벽을 낮추는 교육도 지원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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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소녀의 날을 계기로, 우리 주변의 소녀들이 어떤 환경에서 배우고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소녀와 여성의 교육에 관한 기사나 책을 찾아보거나,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성별에 따른 기대와 편견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어요.
소녀들이 교육을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유네스코도 앞으로 계속해서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여러분도 세계 소녀의 날을 기억하고, 소녀와 여성의 교육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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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유스 브릿지 우수활동자 4명을 선정해 5~7일 동티모르 현장 방문을 실시한다. 참가자들은 지역학습센터에서 한국어·문화 수업을 진행하고, 유네스코·KOICA 관계자와 만나 교육 ODA 현장을 체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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