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나는 자장면”이라 말하는 사장님을 바라보는 사원들처럼, 당연한 듯 다양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포용에는 인색한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 사회 속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알게 모르게 위축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K-콘텐츠’와 함께 세계 문화계를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고 있는 우리에게도, 이제는 다양성을 옹호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더욱 북돋고 이끌어낼 수 있는 적극적인 포용의 자세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014년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 제정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2015년부터 매년 5월 21일(문화다양성의 날)부터 1주일간을 ‘문화다양성 주간’으로 정해 다채로운 행사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정보커뮤니케이션분과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건수 교수가 꽃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문화다양성의 의미를 되돌아보았습니다.
고대로부터 침략과 전쟁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과 삶의 터전을 앗아갔고, 더불어 지구 환경에도 타격을 입혀 왔습니다. 일제 수탈과 6·25 전쟁으로 전 국토가 황폐화됐던 우리 민족에게 이는 더욱 와닿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평화를 구축하는 일이 곧 환경을 지키는 일이라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까요?
당장 빈곤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 앞에서 문화유산 보호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배부른 소리’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물론 빈곤 문제 해결을 통해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과 행동은 계속돼야 마땅하지만, 유네스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삶의 여정’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역시 그 정신을 국제사회에서 몸소 실천해 보이고 있습니다.
연중 수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는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임을 자부하는 도시답게 한국 관련 작품이나 유산을 접할 기회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파리에서 접한 우리나라의 유산은 정말 특별합니다. 바로 50년 만에 ‘직지’ 원본이 일반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3월부터 부임해 앞으로 매달 독자들께 흥미로운 본부 소식을 전할 홍보강 주재관이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